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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mm M1 대전차포


6·25전쟁의 첫날인 1950년 6월25일, 강원도 춘천 소양강 입구 옥산포 부근. 숲속에 잠복하고 있던 육군6사단 7연대 대전차포중대 2소대(소대장 沈鎰·중위)의 57mm 대전차포가 불을 뿜었다.

57mm 대전차포의 1탄에 30m 앞까지 접근했던 북한군 Su-76 자주포의 무한궤도가 날카로운 쇳소리를 내며 파괴됐다. 또 다른 적 자주포 1대도 2탄에 측면 장갑이 관통되면서 멈춰 섰다.

그 순간 대기하고 있던 6사단 7연대 육탄특공대원들이 달려들어 수류탄을 적 자주포 내부에 던져 넣었다. 유폭을 일으키며 자주포가 파괴된 것은 거의 동시였다. 개전 초기 T-34 전차와 함께 무적의 위세를 자랑하던 적 자주포의 기세를 꺾어 버린 결정적 쾌거였다.

대전차포중대의 활약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26일 소양강 입구 삼거리 부근에서도 57mm 대전차포로 적 자주포 2대를 기동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28일에는 말고개에서 6사단 2연대 57mm 대전차포중대와 19연대 육탄특공대의 협공으로 적 자주포 10대를 파괴했다.

이러한 대전차포중대의 활약은 춘천지구 전투에서 6사단이 성공적인 지연전을 펼치는 데 결정적인 밑거름이 됐다. 당시 대전차포중대가 보유한 대전차포의 정확한 제식명은 57mm M1 대전차포(對戰車砲·Antitank Gun).

우리나라에서 이 대전차포를 최초로 보유한 것은 1948년 무렵이다. 1949년 주한미군이 철수할 당시 대전차포 117문과 각종 탄 4만408발을 한국군이 추가로 인수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무반동총 등이 전차를 파괴하는 대전차 무기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무렵만 해도 대표적인 대전차 무기는 대전차포였다.

대전차포는 말 그대로 전차를 전문적으로 공격하는 야포를 의미한다. 대전차포는 일반적인 곡사포와 비교, 포탄의 속도(포구속도)가 매우 빠르고 탄도가 비교적 수평에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사용하는 탄종도 철갑탄 등 전차의 장갑 관통에 적합한 운동에너지탄이다.

초창기의 대전차포는 구경 37mm급이 주류였다. 하지만 전차의 방어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자 37mm급의 대전차포로는 전차를 상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대전차포의 공격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구경이 큰 57·76·88·127mm의 대전차포가 속속 개발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미국의 57mm M1 대전차포도 이런 초창기 대전차포 발달 과정에서 나온 산물 중 하나다. 이 대전차포는 영국의 6파운드 대전차포를 약간 개조, 1941년 11월 제식화한 것이다.

사실 57mm 대전차포는 이미 제2차 세계대전 중 그 가치를 상실한 무기였다. 당시 최신예 주력 전차를 격파하기에는 관통력이 너무 약했던 것. 6·25전쟁 당시에도 T-34 전차를 상대해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심지어 전차보다 훨씬 방어력이 약한 Su-76 자주포 상대에서도 원거리에서 제대로 장갑을 관통하지 못했다. 때문에 우리 육군이 3.5인치 대전차 로켓을 도입한 후 57mm 대전차포는 일선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

결국 6·25전쟁 당시 춘천 전투에서 육군6사단 대전차포중대의 눈부신 활약은 57mm M1 대전차포의 뛰어난 성능 때문이라기보다 장병들의 감투정신에 힘입은 바 컸다고 할 수 있다.

무기 체계의 성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승패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보여 주는 사례인 것이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4. 1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5-04-01 18:50:48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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