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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과 의학 - 軍과 관련된 질환들


어떤 직업에 오래 종사하다 병에 걸리면 직업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 실제 의학적으로도 특정 직업에 잘 생기는 병들이 있다.

가령 볏짚을 다루거나 버섯 재배를 하는 농부들 중에는 일을 마친 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과민성 폐장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질환은 농부들이 직업상 호열성 방선균(好熱性放線菌)이라는 미생물을 계속해서 들이마시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농부폐’(farmer's lung)라고도 부른다.

한편 지하 탄광에서 오랜 기간 일한 광부들은 석탄먼지가 폐에 쌓여 탄광부 진폐증(coal worker’s pneumoconiosis)에 걸릴 수 있는데 20년 이상 일한 광부들 중 많게는 50%에서 이 병이 생긴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질환 명에 아예 직업이 포함돼 있는 병이 군에도 있었다.

미국의 남북전쟁 초창기에 군의관들은 가쁜 숨과 가슴 통증, 어지러움과 심한 피로감으로 인해 제대로 전투를 치를 수 없는 병사들을 자주 목격하게 됐다.

1870년대에 접어들어 이런 병사들이 처음 보고되기 시작했고, 특별히 증상을 일으킬만한 병이 없음에도 환자가 계속 발생하자 한동안 ‘군인 심장’(soldier's heart)이라고 불렸다. 이후 전투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 요인이 호흡을 빠르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에는 이런 증상들을 묶어 ‘과다 호흡 증후군’(hyperventilation syndrome)이라고 부르고 있다.

강한 진통 효과를 가지고 있는 모르핀은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외과용 마취제로 사용됐다. 전쟁에서 부상한 군인들은 전역 후 귀향 길에 진통제로 쓰기 위해 모르핀을 가지고 갔는데 전쟁이 끝날 무렵 4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모르핀 중독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육군병’(army disease)이라고 불렀는데 유럽의 보불 전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많은 군인이 멀고 험한 행군 길에 올랐다. 이 가운데 발이 붓고 통증을 호소하는 군인들이 있었는데 발바닥뼈에 금이 간 것이 확인됐다. 이를 ‘행군 골절’(march fracture)이라고 불렀지만 스트레스 골절 또는 피로 골절이라는 이름을 더 흔히 쓰고 있다.

1976년 7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에서는 미국 독립 200주년을 맞아 미국 재향군인회 행사가 열렸는데 이후 참석자 중 30여 명이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후 레지오넬라균이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한동안 ‘재향군인병’이라고 알려졌다.

세월이 흘러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군과 관련된 명칭들은 대부분 후일담으로 남았지만 아직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1900년대에 이르러 구강암 환자의 치료를 위한 여러 가지 수술 기법이 개발되면서 1940년대 미국의 뉴욕 메모리얼 병원 두경부 외과팀은 구강암 환자에게서 구강 내 암뿐만 아니라 주위의 임파선과 턱뼈의 일부를 절제하고 기관 절개술을 병행하는 대수술을 시행하기에 이른다.

수술팀은 이 당시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프랑스의 항구 도시 디에프에서 코만도 상륙 작전이 있은 직후였기에 ‘코만도 수술’이라 부르기로 했고 오늘날에도 수술실에서 간혹 이 수술명을 보게 된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3. 3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5-03-03 18:29:24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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