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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인치 對전차 로켓


한국군은 6·25전쟁 개전 초기 춘천 전투 등 일부 전투를 제외하고 참패를 거듭했다. 북한의 T- 34 전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 전차에 심리적으로 위축,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한국군 수뇌부는 물론 미군들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한국군이 T- 34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군이 가진 대전차 무기로는 2.36인치 대전차 로켓(사진) 1961문, 57mm 대전차포 95문 등이 있었다.

미 군사고문단은 “2.36인치 대전차 로켓으로 어떠한 적 전차도 파괴할 수 있다”고 공언하면서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에서 적 전차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 대전차 로켓으로 T-34 전차를 공격했지만 효과가 전혀 없었다.

미군들은 2.36인치 대전차 로켓의 성능을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같은 결과를 납득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한국군이 경험이 부족해 이 무기를 효과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군의 그런 자신감도 오래 가지 못했다. 1950년 7월5일 미군 최초의 참전 부대인 스미스부대가 오산 북방의 죽미령에서 북한군과 첫 교전을 벌였다. 이 전투에서 미군의 오리히 코나 중위는 2.36인치 대전차 로켓 22발을 T- 34 전차의 측면과 후면에 퍼부었으나 끄떡도 안 했다.

당시 미군들은 “북한 T- 34 전차가 마치 거대한 전함처럼 보였다”고 증언할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전차 공포증이 미군으로까지 확산됐다. 미국은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신형 3.5인치 대전차 로켓을 한국으로 급히 투입하고서야 전차 공포증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이처럼 2.36인치 대전차 로켓의 성능에 대한 한국군과 미군의 과도한 믿음은 6·25전쟁 초기 전투의 흐름을 왜곡시켰을 만큼 전세에 큰 악영향을 끼쳤다.

2.36인치 대전차 로켓의 정식 제식 명칭은 M9 로켓 발사기. 흔히 바주카(bazooka)포라고 불린다. 바주카란 미국의 코미디언 밥 본즈가 쇼에서 쓰던 피리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겉모습이 피리와 비슷한 것에서 나온 애칭인 것.

2.36인치 대전차 로켓이 사용하는 탄종은 대전차 고폭탄(HEAT). 이 탄은 성형 작약 효과(shaped charge effect)를 이용, 폭발로 형성된 고온 고압의 금속성 가스인 메탈 제트를 좁은 면적에 집중시켜 장갑 관통 효과를 극대화한 탄종이다. 폭발 면적이 좁아 개방된 공간에 위치한 사람 등에게는 효과가 떨어지지만 장갑 관통 효과는 매우 좋은 것이 특징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사용한 유사 무기로는 M1A1 로켓 발사기가 있는데 조준 장치와 격발 장치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2.36인치 대전차 로켓은 무반동총과 유사한 점이 많다. 대체로 어깨에 견착해 사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사기가 가볍다는 점, 대전차 고폭탄을 사용한다는 점, 발사관의 후방으로 후폭풍이 발생한다는 점도 동일하다. 하지만 2.36인치 대전차 로켓은 발사관 내부에 강선이 없다는 점에서 무반동총과 차이가 있다.

사실 2.36인치 대전차 로켓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들에게 든든한 대전차 무기였다. 2.36인치 대전차 로켓으로 쏘면 무적의 탱크라고 불린 킹 타이거 전차조차 측면 장갑을 관통시킬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지금도 이 대전차 로켓이 T- 34 전차의 측면과 후면 장갑을 관통 못했던 것을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2.36인치 대전차 로켓을 둘러싼 6·25전쟁 초반의 소동은 정확한 정보 판단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갖는 막연한 자신감이 실제 전장에서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4. 12. 27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4-12-27 18:53:03 프린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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